열린 결말 '사라진시간'의 결말을 닫고보자

열린 결말 '사라진시간'의 결말을 닫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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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의 평점. 출처 : 네이버

 

[주의] 이 글에는 상당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줄거리나 스토리적 설명은 생략하고, 결말 및 해석 위주로 작성 된 글입니다.

감독

정진영 감독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영화배우 정진영님이 맞다. 
'사라진 시간'은 정진영 감독이 처음으로 각본,감독,제작한 작품이다.



주요 등장인물

조진웅 (형사 박형구)
배수빈 (선생님 김수혁)
정해균 (학부모이자 키맨, 극중 이름도 정해균)
차수연 (김수혁의 아내이자 영화의 핵심)
이선빈 (뜨개질 선생님 초희)

 

네이버 시놉시스

그날 밤, 모든 것이 변했다! 

한적한 소도시의 시골마을,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을 지닌 채 
 지방 근무를 자청한 교사 부부에게 예기치 않은 불행이 닥치고, 
 사건 수사를 담당하게 된 형구는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단서를 추적한다. 
 사건해결에 자신만만하던 형구는 수사과정에서 하루 아침에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내가 알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과연 그는 자신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불에 탄 집을 수사하고 있는 형구 (조진웅)

 

간략한 줄거리

 전반 : 시골 초등학교의 김수혁 선생님과 그의 아내 윤이영의 이야기로 시작 된다.
 아내 윤이영은 낮에는 아무 문제 없는 새댁이지만 밤이 되면 항상 다른 사람으로 빙의하게 되고, 
 그 이유 때문에 한적한 시골마을의 외딴 주택으로 전근오게 된 것이다.
 우연히 시골 마을 주민에게 이 사실을 들켜버리고 수혁은 사고를 막기위해 밤에는 수혁과 이영이 다락방으로 들어가면서
 본인들의 힘으로 나올 수 없도록 학부모 해균에게 다락방 쪽 펜스를 잠가주길 부탁한다.


 중반 : 전기합선으로 인해 수혁과 이영의 주택은 불타버리고, 둘은 질식되어 사망하게 된다.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형사 형구가 시골 마을로 조사를 오게 된다.
 학부모 해균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은 서로가 사건에 엮이기 싫어하며 다툼까지 일어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이 조사에 협조해주기로 한 날 마을 어르신의 잔치 겸 마지막 술자리에 형구가 함께하게 되고
 술에 잔뜩 취한 형구는 불이 탄 집에 들어가 잠이 든다.

 후반 : 잠에서 깬 형구는 형사 형구가 아닌 선생님 형구가 되어있었고,
 자신이 그동안 살아온 삶이 꿈인지, 지금 살고 있는 삶이 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흘러가다가
 영화는 끝이 난다.

 내 마음대로 해석하는 결말

 '열린 결말' 이라고 하기엔 너무 열려있기만 해서 굳이 결말을 해석해봐야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감독의 말 그대로 결말이 관객들에게 열려있다면 정답도 없는 것.

 크게 고민하지 말고 나름 해석을 내려 찝찝함을 없애자는 목적에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하게 정리해보도록 하자.


1.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꿈인지 

 전반부터 후반까지의 줄거리는 전부 사실이고 현실. 
 중반 이후 술에 취해 불타버린 집에서 잠들어버린 형구 부터는 꿈. 

 왜? 

 초반에 나온 전생의 의미던지, 불교의 어떤 것들이던지 사실 내용의 흐름에는 중요하지 않다. 
 후반부 정신과 의사의 한마디가 곧 이 영화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은 기억의 파편"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선 주인공의 상황에 살포시 감정이입하게 마련이다. 
 때문에 이 모든 것이 형구의 입장에서 해석하려하면 해석할 수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루어지는 꿈은 형구와 이영, 그리고 수혁의 기억으로 이루어진 파편 덩어리 라고 이해한다면 
 해석이 가능해진다. 

 간단하게 보자면 형구의 꿈 + (수혁과 이영의 기억의 파편)



 2. 오프닝과 엔딩에서 나오는 형구(조진웅)의 모습

 오프닝은 흑백톤으로 걸어가는 형구, 엔딩은 컬러톤으로 걸어가는 형구가 입은 옷은 같다.

 형구의 옷으로 추리해봤을 때 영화 내내 형구가 입고 있는 옷의 변화는 이렇다.

 시작과 중반부, 형구가 자기의 인생이 바뀐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온 갖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닐 때까지 (형구의 옷)
  : 형구가 가진 기억의 파편

 형구가 자기에게 다가온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모든걸 포기하고 해균과 함께 펜스를 걷어내는 장면부터 (수혁의 옷) 
  : 수혁이 가진 기억의 파편

 엔딩에 터미널을 걸어가는 형구 (형구의 옷)
  : 꿈을 깬 형구

영화 내내 입고 있는 형구의 옷
초반부 수혁이 입고 있던 옷을 입고 있는 형구. 수혁이 입고 있던 짤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가 없네. 분명 첫 도입부 학교에서 수혁이 입고 있던 옷과 동일한 옷임.


 엔딩 직전 형구와 초희의 만남에서 혼탕을 간 것.
 둘이 혼탕에서 나온 이후 수혁과 이영의 기억이 나오는 것으로  혼탕에서의 기억은 수혁과 이영의 파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상식적으로 오랜만에 만난 남녀가 갑자기 혼탕을 간다? )

 이것을 전제로 돌아가보면 형구의 와이프가 서장의 와이프로 변해있을 때 느꼈던 불편함은
 형구가 그동안 가족에게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형구가 가지고 있던 기억의 파편이라고 볼 수 있다.

 3. 그렇다면 이영의 파편은 어디에?

영화 내에서 뜨개질 선생님 초희를 실제로 본 인물은 오직 이영 뿐이다.

초희의 존재 자재가 이영이 가진 기억의 파편이고, 형구와 초희의 술자리에서 초희는 형구에게 자신에게 벌어지는 특이한 일들을
고백하게 되고
형구는 "혼자만 그런것이 아니다" 라고 위로를 하고 초희는 슬피 우는 것으로 끝이난다.

이때 형구가 입고 있던 옷은 역시 수혁의 옷, 
아마도 이영이 처음 수혁에게 자신의 증상을 고백할 때의 기억이 투영된 것일 것이다.

결론

엔딩을 기억해보자면 형구는 긴 꿈에서 깼고, 그게 꿈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불편한 악몽을 꿨을 때는 이게 꿈인지, 사실인지, 정말 꿈이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감정이 여러가지 교차하는 경우가 있듯이
혹시나 '아직도 꿈에서 깨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형구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지나쳐가는 남자아이와 아이의 엄마를 다시 한번 뒤돌아보는 것 또한 가족에 대한 애틋한 감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형구(조진웅)의 독백 "참 좋다" 라는 건 꿈이라는 걸 다시 확인해서 다행이야. 라는 안도의 독백이 아니었을까.

꿈에서 형구는 와이프와 두 아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제대로 느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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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사람은 절대로 집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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